장로라는 이름은 교회 안에서 가장 무겁게 들리는 이름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이 그리는 장로의 모습은, 권위를 행사하는 자리가 아니라 양 무리를 돌보는 목자의 모습에 훨씬 가깝습니다.
이 자료는 장로직이 어디서 왔고, 무엇을 자격으로 삼으며, 오늘 은혜교회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이어지는지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본문 중 밑줄 친 부분을 누르시면 조금 더 깊은 이야기가 열립니다.
장로로 세워지실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담임목사 박동준 드림
장로라는 이름은 사실 교회보다 먼저 있었습니다. 구약 이스라엘 공동체에는 이미 백성을 대표하고 다스리는 장로들이 있었고, 신약의 교회는 이 오래된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바울과 바나바는 1차 전도여행에서 세운 교회마다 장로들을 택하여 세우는 일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바울이 에베소를 떠나며 남긴 마지막 설교에서도 장로들을 향해 이렇게 당부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있습니다. 바울은 같은 사람들을 "장로"(17절)라 부르고, 또 "감독자"(28절)라 부릅니다. 장로·감독·목자는 신약에서 사실상 같은 직분을 가리키는 세 개의 이름입니다. 이 사실은 장로직의 본질이 다스림보다 돌봄에, 지위보다 섬김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바울은 디모데전서 3장에서 감독(장로)의 자격을 가장 먼저, 가장 길게 다룹니다.
장로직을 원하는 마음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이 무엇을 향한 사모함인지가 중요합니다. 자리가 아니라 섬김을 사모하는 것입니다.
공동체 앞에 흠 잡힐 것이 없는 삶, 그리고 가정에서부터 신실한 삶입니다.
감정과 언행이 앞서지 않고, 삶의 태도에 무게와 안정감이 있는 사람입니다.
집사의 자격에는 없던 항목입니다. 장로는 말씀을 가르치고 양떼를 먹이는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힘이나 강압이 아니라 온유함으로 사람을 대하는 사람입니다.
교회의 방향과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인 만큼, 물질 앞에서 자유로운 사람이어야 합니다.
가정에서 검증된 리더십, 그리고 신앙의 연륜을 통해 교만에 빠지지 않을 만큼 성숙한 사람입니다.
교회 밖에서도 신뢰받는 삶—신앙과 삶이 따로 놀지 않는 사람입니다.
베드로는 자신도 "함께 장로 된 자"라고 소개하며, 장로들에게 이렇게 권합니다.
이 세 문장 안에 장로 사역의 태도가 다 담겨 있습니다: 억지가 아니라 자원함으로, 이득이 아니라 기꺼운 마음으로, 주장이 아니라 본을 보임으로.
성도들이 바른 말씀 위에 서도록 가르치고 함께 살핍니다.
담임목사와 함께 교회가 나아갈 길을 분별하고, 중요한 결정에 함께합니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앙 여정을 마음에 두고 살핍니다.
말보다 삶으로, 지위보다 섬김으로 공동체 앞에 서는 사람입니다.
침례교회는 회중정치를 따르기에 장로교의 당회와 같은 별도 치리기구를 두지 않으며, 은혜교회에도 그런 조직은 따로 없습니다. 담임목사를 비롯한 교역자와 장로·권사·집사가 각자의 자리에서 협력하여 교회를 세워갑니다. 장로는 이 협력 속에서, 목회자를 도와 말씀과 신앙의 연륜으로 공동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자리입니다.
또한 우리 교회의 목자—12명 정도 단위의 목장을 이끄는 지도자—는 장로·권사·집사 중에서 자격이 충분히 인정된 이들 가운데 세워지며, 교회의 추천을 받아 담임목사가 임명합니다. 장로로 임직하신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목자로 세워질 수 있는 자격의 출발점에 서는 일이기도 합니다.
은혜교회는 개척 12년째, 도심 지역으로 이전하여 전도를 활발히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전환기일수록 장로님들의 신중한 분별과 담임목사와의 신뢰 있는 동행이 교회의 중심을 지키는 힘이 될 것입니다.
임직 전, 스스로에게 조용히 물어보시면 좋을 질문들입니다.
나는 이 직분을 자리가 아니라 섬김으로 사모하는가?
나는 억지가 아니라 자원하는 마음으로 양 무리를 대할 수 있는가?
나는 주장하기보다 본이 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교회 밖에서도 신뢰받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담임목사, 그리고 다른 직분자들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임직 서약은 사람 앞에서 하는 약속처럼 보이지만, 실은 하나님과 맺는 약속입니다. 양 무리를 부득이함이 아니라 기쁨으로 돌보겠다는 그 다짐이, 앞으로의 섬김 속에서 계속 확인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목자장 되신 주님 앞에서, 양 무리의 참된 본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은혜교회 · 담임목사 박동준